무도장에서 만난 여성들에게 미국산 폐수정화제' 실험쇼' 사기

전국 무도장에서 만난 여성들에게 사기를 쳐 십수억원을 뜯어낸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미국산 폐수정화제를 팔아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속여 공범들과 함께 여성 60명으로부터 18억원 상당을 뜯어낸 혐의(사기)로 이모씨(48)를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 2009년 8월부터 2011년 8월까지 서울·부산·인천·대전 등 전국 각지를 돌며 주로 50~60대 여성들을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무도장에서 만난 피해자들에게 1개월에 걸쳐 식사를 대접하거나 꽃과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호감을 샀다. 이어 공범인 홍모씨(63) 등과 함께 붉은색 물에 흰색가루를 풀어 물이 맑아지는 실험을 펼친 뒤 “미국에서 수입한 폐수정화제다. 1박스에 300만원하는 물건인데 260만원에 드리겠다”고 피해자들을 속였다. 붉은색 물은 요오드를 물에 섞은 것이었고 흰색 가루는 일반세제였지만 피해자들은 실험에 현혹돼 200만원에서 최고 1억4000만원까지 돈을 날렸다. 이씨는 대상을 물색하고 친분을 맺는 ‘바람잡이’ 역할을 하며 수익금의 20~30%를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홍씨 등 공범 4명이 지난 2011년 9월 경찰에 붙잡힌 뒤에도 신분을 속인채 3년이 넘도록 도망다니다 지난달 27일 광주 은신처에서 검거됐다. 이씨는 도피 기간동안 다른 사람 명의의 휴대전화를 썼고 고시원이나 원룸을 빌릴 때는 외모가 비슷한 친형 명의로 계약을 했다. 당뇨병을 앓고 있어 병원진료를 받을 때도 친형의 인적사항을 사용했다.

경찰은 이씨 외에도 도피 중인 공범들을 붙잡기 위해 수사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